인터뷰 #7. 진승오의 인더하우스

인터뷰 #7. 진승오의 인더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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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1

작년 12월, 멤버들끼리 동화책을 만들자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올해 5월이 되어서야 대장정이 끝났습니다. 직접 쓴 글과 손글씨, 귀여운 그림까지 책의 모든 곳에 멤버들의 손길이 닿았고 텀블벅 프로젝트에 성공해 출판기념회까지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모두가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책 한권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죠. in the house는 그런 도전이 자유로운 곳입니다. 누구나 하고싶은 일, 관심있는 일을 함께하자고 제안하고, 또 힘을 모아 결과물을 만들어내죠. 오늘은 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사람이자 그림작가, 진승오씨의 인터뷰입니다.

 

 

Q. 안녕하세요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저는 in the house에 2017년 3월부터 다녀 2중간에 한 세달정도 쉬었으니까 정확하게는 2년보다 한 달 부족한 기간을 활동한 진승오라고 합니다.

 

Q. 고인물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인정하시나요?

A. 고인물은 좀 슬프네요고인물이 아니라 깊은 물이라고 생각합니다밑에 점점 가라앉아 새로 오시는 분을 지지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그리고 저보다 더 오래 활동하신 분도 많으신걸요새로운 멤버와 예전 멤버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Q. 기간도 기간이지만 깊이가 있으시다는 의미인가요?

A. 저는 in the house에서 모든 걸 불태웠다고 생각해요활동 중간중간에 두 번 정도 스스로 번아웃이 있었어요처음 6, 7개월쯤 지났을 때 너무 힘들어서 번아웃되고 몇 달 정도 침체되어있다가 특별한 계기로 올라왔다가또 침체되고 올라오고를 계속 반복하다가 지금은 따뜻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Q. 불태우셨던 수많은 활동들 중에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A. 처음 멤버로 와서 두 번째 달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처음 멤버가 되고 나서 대장이 제가 오래 다닌 사람이라고 착각을 하는 바람에 두 번째 달에 반장을 했어요매주 반상회를 진행하고 플리마켓 기획팀도 같이 하면서 사람들과 많이 가까워지고 in the house가 재밌었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그리고 최근에 책 만들기! <너구리야무엇을 찾니?> 책을 만들면서 2차 번아웃이 왔어요. (한숨입사보다 힘들었어요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고통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Q. 그림작가로써 참여하시면서 눈물을 많이 훔치셨을 것 같은데마무리한 소감은?

A. 제가 말을 꺼내서 시작된 프로젝트였어요. in the house에 시즌 멤버쉽 제도가 생기면서 아마 처음 시작한 프로젝트인 것 같아요. <ㄱ의 사진관연극팀보다 먼저 시작해서 늦게 끝날만큼 많이 힘들었던 작업이었어요우여곡절 끝에 잘 마무리하면서 앓던 이가 빠지기는 빠졌지만아직 조금 남아있는 것 같아요평생 가져갈 것 같고아플 것 같은 느낌다들 저 그림 그릴 때 같이 밤늦게까지 남아서 그림 그리고 야식도 먹고그런 과정들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고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데책을 보면 더 열심히 하지 않은 내 자신 때문에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Q. 그래도 동화책에 핵심인 그림을 그리셨고귀여운 그림체로 멤버들에게 인기가 많았어요.

A. 제가 그림을 그리려고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처음엔 매니지먼트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그림을 그렸네요개인적으로는 만족하지 못해서 팀에게 민폐로 전락한 느낌이에요.

 

Q. 원하지 않게 그림을 그리셨다고 하시는데본인 스스로 몇점짜리 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도전 과정까지 다 합하면 100점이 훨씬 넘고요오로지 책만 두고 봤을 때는 70그림만 두고 보면 30글씨체책 품질까지 모든 게 다 좋았는데 그림이 너무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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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욕심이 많으신 편인 것 같아요완벽주의자?

A. 계획한 일이 틀어지는 걸 싫어해요머릿속으로 생각한 정도원했던 수준이 되지 않으면 스스로에게 따질 것들을 찾아요나 자신에게 이것밖에 안 되냐?”라고 끊임없이 질문하면서 밤새도록 하고안자고스스로를 자학하는 거죠계속 술 마시고.

 

Q. 술이 힘이 되어준 거네요?

A. 힘 보다는.. 생명선 같은 느낌산소호흡기 그 정도순간순간에 도움을 주는 정도인 거죠.

 

Q. 평소에 술을 즐기시는 편이신 것 같아요.

A. 이젠 예전만큼 많이 마시지는 못해요건강도 안 좋아지고 술을 마실 시간이 부족해요예전엔 프로그램을 위해 술을 마신다고 합리화한 것 같아요.

 

Q. <술 나이트>라는 프로그램도 자주 진행하셨는데?

A. 지금은 술을 많이 안 마시는 분위기인데 예전엔 맥주캔이 많이 쌓여서 매일 쓰레기통이 가득 차서 매일 비워야 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어요근데 다들 자신이 선호하는 맥주만 마시고 의미 없이 마시는 것 같고그래서 차동석씨랑 같이 어떻게 하면 재밌게 마실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만든 프로그램이에요동석씨가 맥주에 대한 지식이 많으니 홈플러스에 있는 맥주를 다 사서 함께 공부하면서 먹어보는 프로그램이에요생소한 맥주를 진짜 많이 마셔봤어요마트 구석에 박혀있는 어느 나라 술인지도 모르는 맥주를 마셔보고 생각보다 괜찮다 하는 맥주도 많이 찾아보고그러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어요누군가에게 추천해줄 수 있는 정도도 되고. 건일씨 도움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Q. 건일씨와는 같은 회사를 다니시는데 퇴근 후 in the house에서 같은 회사 사람을 보는게 불편하지는 않은지?

A. 아마 건일씨가 저를 불편해하시지 않을까 생각해요건일씨가 저희 부서로 파견오시면서 회사에서 먼저 관계를 맺고 나중에 새 멤버로 건일씨가 들어오셨어요그러면서 공간이 아니라 회사에서 어색한 사이가 되었죠회사에서는 선후배저보다 상관이신데 in the house에서는 그런 게 없으니까요. in the house는 나이도 직급도 없이 사람 대 사람으로 보는데 회사에서는 직급이 존재하니까 일적으로 마주치면 불편해지죠그래서 회사에서 지나가다 마주치면 어색하게 인사하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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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밥상>이나 <평가를 부탁해같은 요리 프로그램도 자주 진행하시는데.

A. 제가 in the house에 와서 가족 외의 누군가가 해주는 요리를 처음 먹어봤어요그때 좀 충격이었어요다들 요리를 잘하셔서 in the house에서 먹다보니까 바깥 음식이 맛이 없어지더라고요그러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어요처음엔 작가님에게 알리오 올리오크림파스타를 배우고 그 이후로는 인터넷 찾아보면서 하고 싶은 요리가 생기면 공간에서 해야지 하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더라고요그리고 프로그램을 열어서 누군가에게 음식을 대접하는데 저는 처음 해보는 요리를 돈을 받기는 좀 그래서 평가를 부탁드린다는 의미로 프로그램을 했어요양고기에그 베네딕트가 그랬고 밥상 프로그램에 올렸던 음식들이 다 그랬어요.

 

Q. 이전에 요리를 하지는 않았더라도 원래 요리에 관심이 많으셨던 편이었는지?

A. 관심이 전혀 없었어요원래 저에게 요리는 최대한 간편하게 끼니를 때우는 것이었어요라면볶음밥그 정도... 근데 조금씩 배우고 요리가 좋아지니까 알아보게 되고 찾아보게 되고 그러니까 어느새 조금 늘었더라고요그래도 아직 제 요리에 만족 못해요.

 

Q. 얼마나 해야 만족하실 건가요작가님이 승오씨 장조림 만드는 것 보고 육수를 내서 만든다며 놀라셨는데.

A. 장조림그건 맛있어요장조림을 만든 걸로 파스타도 해 먹고요제가 만족을 못 해서 그렇지 정성이 들어가면 맛없다고 느끼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제가 제 인터뷰 글이 올라오면 장조림 만드는 법 댓글 달아드릴게요아마 다섯 시간쯤 걸릴 거에요.

 

Q. 요리를 자주 하셔서 그런지 포근한 이미지를 가지신 것 같아요.

A. 그건 아마 외모가 그래서 그럴 거에요행동도 느긋느긋하고아이스베어 닮았다는 소리도 많이 듣고요호주가서 폴라베어를 봤는데 사람들이 난리 났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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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멤버들이랑 호주여행도 다니시고 뮤지엄 산도 다녀오시고여행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A. 그건 어릴 때 많이 못해봐서인 것 같아요조금 아픈 부분이죠취업 전까지는 집학교밖에 몰랐거든요공부만 했던 것 같아요대학생 때 시간이 많으니까 외국을 가보면 좋았을 텐데 아르바이트도 안했고집에 돈 달라고 하기는 좀 그랬어요그래서 그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이 있어서 여행을 자주 다니려는 것 같아요. in the house도 그런 마음에 다니는 것 같아요제가 해보지 못한 다양한 분야를 해볼 수 있어서.

 

Q. 2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in the house에서 보내면서 그런 갈증들이 많이 해소가 되었나요?

A. 엄청 많이 해소됐죠. 2년 전의 저와 비교하면 그땐 회사원이었고 지금은너무 비약적 표현 같기는 하지만 문화인 같은 느낌전시도 보러 다니고누군가에게 밥도 해줄 수 있고영화도 추천도 해줄 수 있고책도 제법 많이 읽어보고프랑스 자수도 해보고수채화도 배워보고세계사도 쭉 훑어보고철학도 공부하고... 거의 모든 걸 다 해보고 진짜 많이 넓어졌어요삶의 질이 많이 올라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회사원 시절과 지금을 비교하면 각각 5점 만점에 몇점 인가요?

A. 처음 멤버로 신청하고 인터뷰 하면서 삶의 만족도를 물어볼 때 3점을 줬던 걸로 기억해요... 지금은 4.99?

 

Q. 0.01점은 왜 빠졌나요?

A. 아직 못해본 것들이 있어서 그것들에 대한 미련 한 톨? in the house에서 있었던 활동들은 거의 다 해본 것 같아요프로그램도 종류별로 거의 다 열어보고요.

 

Q. 활동을 엄청 많이 하셨는데 원래 좀 재주가 타고나서 그런 건 아닌가요?

A. in the house라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서툴러도 옆에서 케어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다들 프로그램 진행하는 일을 어렵게 생각하시는데저 같은 사람도 그냥 하는걸요저는 추진력만 있는 것 같아요그냥 하고 싶은걸 하면 되는 곳이잖아요다들 프로그램 여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Q.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회사 사람들은 많이 부러워하세요진짜 엄청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하니까 다들 많이 신기해하고부러워하고, “나도 거기 가고 싶다라고 말하더라고요제가 활동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본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해요그만큼 너무 매력적인 공간이 아닐까하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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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0.01의 미련으로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A. 예전에 멤버들이랑 술 마시면서 문득 들었던 생각인데 제가 해보고 싶은 것 보다는 바라는 점이 있어요. in the house가 5, 10그 이상 계속 유지되고 관리돼서 내 자식들이 오면 좋겠어요그렇게 되면 이만큼 좋은 교육공간은 없다고 생각 들어요사람을 배우고여러 가지 지식을 익히고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래에 대한 미련이 있는 것 같아요. 15년 정도 지나서 제 자식이 중학교에 들어갈 때가 되면 이 곳에서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얻고 넓게 봤으면 좋겠어요전 우물 안 개구리였거든요저처럼 살지 말았으면.

 

Q. 자식도 데려오고 싶을 만큼 승오씨에게 의미 있는 곳인가요?

A. 행복해지는 곳이에요예전에 한 번 in the house를 궁극적으로는 행복으로 수렴되는 곳이라고 정의했거든요멤버들이 너무 좋고또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줘요억만금을 줘도 사람을 살수는 없잖아요멤버들이 아니었으면 2년이 넘는 시간을 이 곳에서 보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Q. 멤버들에게 가장 고마웠던 기억이 있나요?

A. 제가 처음 왔을 때 <김이화식당프로그램에 신청해서 참여했어요그때 오렌지 크레페를 먹고 혼자 이상한 소리를 했어요그때 멤버 분들이 웃으면서 다 받아주시더라고요그 순간이 갑자기 떠올랐어요그 날의 분위기그 느낌이 생각나요그 날이 공간에 오래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너무 좋았죠.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다 너무 감사해요공간도 그렇고 사람들도 그렇고지금까지 in the house에서 만났던 모든 분들에게 다 감사해요. in the house에 대한 장벽은 내가 여기 가봐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기만 한다면 행복에 90% 가까워진 것 같아요. in the house 입구에 있는 소리나는 나무 문만 열고 들어오면 잡히는 행복이 눈 앞에 있어요꼭 경험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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