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 김유리의 인더하우스

인터뷰 #2. 김유리의 인더하우스

조회수 477
2019.11.11

in the house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멤버 개개인의 어떠한 행위에 큰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공간이죠. 두번째 인터뷰 주인공인 유리씨는 in the house에서 누구보다 자유로운 영혼입니다. 유리씨의 in the house는 어떤 공간이었는지,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저는 in the house 활동한 지 한 반년 정도 되었어요지금은 부득이 한 사정으로 떠나있지만 늘 in the house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는 전 멤버입니다지금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Q. 어쩐지 이직하시더니 얼굴이 많이 좋아지셨네요?

A. 아 정말 속상하다저는 마음고생 하는데 사람들이 자꾸 얼굴이 좋아진다고 하네요당황스럽군요하하.

 

Q. 일이 많이 힘드신가요?

A. 사실 저는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없이 무작정 정규직만 보고 입사를 했어요정규직이 너무 되고 싶었거든요어쩌다 운이 좋아서 원하던 정규직에 들어왔는데큰 고민 없이 선택해서 그런지 막상 들어오고 보니 많이 힘드네요.

 

Q. 직장 때문에 부산생활을 갑자기 시작하시게 되었는데?

A. 이제 4개월 차네요아직 친구가 없어요회사랑 집 말고는 다른 활동을 할 여유가 없어서 피폐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그래서 공간이 더 그리운 것 같아요자유의지가 없어지고 타의로 제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힘들어요.

 

Q. 그럼 요즘엔 퇴근해서 여가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어요?

A. 요즘 심적으로 많이 지쳐서 그런지 거의 집에서 쉬고 책 읽고 글 쓰면서 이직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그래서 오늘 NCS 수리영역 책을 샀어요네이버에 검색해서 제일 위에 있는 책을 샀는데 괜찮았으면 좋겠네요덧셈과 뺄샘을 제일 먼저 알려줘요.

 

Q. 또 이직을 준비하시나요?

A. 제가 이번에 이직할 때 준비가 부족했거든요영어 전공자라서 영어만 죽어라 풀었던 기억이 나는데 수리에서 망친 걸 영어로 보충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수리는 3번으로 다 찍었는데... 운이 진짜 좋았던 것 같아요이제 그런 꼼수는 통하지 않을 것 같아서 공부를 시작해보려고요.

 

Q. 처음에 이직할 때 모두가 축하해줬었는데 12월에 한 달만 잠깐 컴백하셔서 멤버들이 너무 그리웠다라고 말해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잠겼어요.

A. 진짜 사람이 너무 그립고 외로웠었거든요. 4개월 전의 저와 지금의 저를 비교해보면지금은 아버지의 세계를 살고 있는 것 같아요책임감만 남아 있는 세계그런 환경에 괴리감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Q. 사실직장생활은 대부분 자유의지를 잃고 책임감을 갖게 되지 않나요?

A. 저는 전에 다니던 직장들에서는 그러지 않았거든요제 일만 잘하면 끝이었어요근데 지금은 컵을 아무리 열심히 씻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요막내를 강요받아본 적이 없는데 이 나이 먹고 이제 와서 이렇게 하려니 더 힘들어요뭘 해도 다 욕먹는 중이에요제주도로 버려주면 좋겠어요.

 

Q. 제주도요부산 생활이 안 맞으세요?

A. 제주도에도 지사가 있거든요부산은 울산에 비해 유기적이라는 느낌은 있지만너무 삭막해요계획에 따라 세워진 도시가 아니라는 느낌도 많고전쟁의 피해를 본 적이 없는 도시라 옛 모습이 남아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유기적으로 변하면서 현대화가 많이 된 느낌이죠하지만 고가도로도 너무 많고 걷다 보면 회색 기둥을 너무 많이 봐서 삭막한 느낌이에요그냥 여기가 싫은가 봐요.

 

IMG_3379.jpg

 

Q. 울산은 좋았나요?

A. 울산이 공업 도시지만 더 다정한 느낌을 받는 이유는 in the house에서 활동하면서 다정한 사람들을 계속 만나다 보니 다정한 도시가 되어있었죠공간 들어가기 전에는 울산 진짜 재미없다고 했었는데, in the house가 그런 인식을 바꿔주었죠.

 

Q. 사실 in the house 뿐만 아니라 어느 모임이든 좋은 사람좋은 사건만 있지는 않을 텐데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네요?

A. 그런 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현빈씨도 얘기했었지만 서로에게 존대하는 문화가 있는 점그리고 사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는 점이 장점이죠프로그램으로 만나서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면서도 다정하게 대해주는 부분들이 제 성향이랑 잘 맞는 것 같아요낯선 거리감은 아니에요너무 훅 들어오지 않는제일 기분 좋은 거리를 유지해줘요.

 

Q. 유리씨는 in the house를 어떻게 알고 찾아왔어요?

A. 전 직장 다닐 때 직장 동료가 추천해줬어요그분은 안 오셨지만제가 울산에 와서 심심하다고 하니까 알려주더라고요사실 처음에 신청했을 때는 연락이 안 오길래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줄 알았어요그렇게 상처받고 몇 개월 더 있다가 아쉬워서 자기소개를 더 정갈하게 써서 다시 신청했어요그랬더니 연락이 오더라고요알고 보니 서류에서 거르는 건 없고 제가 그냥 신청서 제출을 안 했던 것 같아요두 번의 시도 만에 들어왔었죠어쨌든저에게 in the house를 추천해주신 도현우씨 감사합니다.

 

Q. 유리씨의 관심사나 취미는 뭔가요?

A. 딱히 없어요하고 싶으면 즉시하고 흥미 떨어지면 바로 관두는 타입이에요진득하게 하나를 계속하지 못하는 타입이라서요요즘 LP 모으기 시작했어요지금 15장 정도 샀어요.

 

Q. 음악에 관심이 있으신 줄은 몰랐어요

A. 음악에 관심은 없어요그냥 LP가 주는 감성이 좋아요일요일 아침에 LP 틀고 커피 한잔하는 그런 생활간지?

 

Q. 음악 관련 프로그램 보다는 토론하는 활동을 좋아하셨던 것 같은데?

A. 사실 좋아하지는 않아요할 말이 있으면 얘기하고 없으면 안 하고그렇게 하는 거죠토론 프로그램이 어렵지 않아요저도 하는데 뭐가 어렵겠습니까장벽이 좀 있어 보이기는 하죠하지만 재밌는 주제도 많아요꼰대탐구영역처럼 가볍고 재밌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Q. 글쓰기 수업도 듣고 하셔서 토론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어요.

A. 글쓰기도 관심은 없었어요다른 멤버분께서 하시길래 그냥 관심이 생겨서 추천받아서 시작했어요선생님이 부산에서도 수업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게도 아직 하고 있고요제가 말하는 직업이고 글도 쓰는 직업이다 보니 익숙한 것 같기는 해요말하는 데 있어서 주저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IMG_0992.jpg
 

Q. 그럼 어떤 활동들이 유리씨랑 잘 맞았나요?

A. 다 좋았어요음식 만드는 것 빼고 거의 모든 종류의 프로그램은 다 했었어요그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최근에 크리스마스 파티가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개인적으로 상황이 복잡했는데그 사이에서 저는 성냥팔이 소녀가 된 것 같았어요성냥을 켜고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간 기분그리고 어느 순간 그 장면이 필름처럼 머릿속에 남았어요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던 것 같아요근데 부산엔 좋은 사람이 없어요.

 

Q. 부산에서 커뮤니티를 찾아보는건 어떤지?

A. 찾아보려고 했어요근데 이성과의 만남 위주인 느낌이거나 아니면 주제가 너무 국한되어있는 느낌이었어요저는 다양한 자극제를 원하는데 그렇게 작용할 수 있는 모임은 없었어요숨겨져 있는데 아직 못 찾고 있는 걸 수도 있지만이러다 점점 저는 혼자 생활하던 저로 돌아갈 것 같아요.

 

Q. 혼자 있는 유리씨는 상상이 잘 안되네요. in the house에서 유리씨는 정 많은 사람다정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많거든요항상 먹을 걸 사오시기도 하고요.

A. 저는 나눠 먹는 게 좋더라고요제가 배가 고파서 뭘 먹을 건데 다 같이 나눠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혼자 먹는 건 정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요원래 나누는 걸 좀 좋아해요전에 있던 회사에서도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직접 만들어서 나눠주고 그랬어요평소에 고마웠던 사람들에게도 나눠주고요춘하추동 김다정이라고 불러주세요.

 

Q. 춘하추동이요?

A. 제 사진에 춘하추동 넣어서 이미지 하나만 만들어주세요부산 춘하추동 밀면 집에 유튜버라고 하고 걸어달라고 하려고요.

 

Q. 유튜버요뉴미디어클래스 프로그램 하시면서 영상도 만들어봤는데유튜브 하실 생각이신가요?

A. 아니요그럴 생각 없어요안 해요뉴미디어클래스 프로그램을 하면서 세상에 내가 못 하는 일은 참 많구나’ 하는 걸 또 느꼈어요음악이 두둥탁 하면 장면도 두둥탁 하고 바뀌는 게 쉬운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까 너무 어렵더라고요.

 

Q. 영상은 첫 도전이었고 처음 치고는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데본인에게 너무 엄격한 건 아닌가요?

A. 조금 그런 것 같아요저한테는 어려웠어요제가 만든 영상이 크리에이티브하지는 않았어요글을 쓰는 일은 직업이랑도 관련 있다 보니 창작력이나 기획력이 샘솟는데 영상은 그냥 시간에 쫓겨 끌려다니다가 끝나버렸으니까요제 스타일은 아니었어요과도한 창의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죠사람들이 저를 자유롭다고 말하지만 저는 사실 스스로를 강하게 푸쉬하고 엄청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어요.

 

Q. 엄격한 유리씨라니

A. 저는 제가 자유로운 성격이라는 사실을 공간에서 알게 되었어요특이하다는 말은 많이 들어왔었지만공간에서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내가 자유로운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많이 듣다 보니 저도 그렇게 여겨지더라고요같은 행위지만 예전에는 하고 싶은 거 다 한다라는 부정적 이미지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는데여기서는 ‘Freedom’을 얘기하니까 긍정적인 자아를 발견 한 기분이에요.

 

Q. 자유로움 말고도 in the house 활동 이전과 이후의 유리씨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A. . in the house는 특히 사람에게서 따뜻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구나를 인터뷰 한 그날부터 느끼게 해줬어요제가 사실 좀 많이 개인주의라 타인과의 거리감을 유지하고 저만의 스페이스를 갖는 게 너무 중요했거든요근데 공간을 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는 것도 괜찮다고 느끼기 시작했어요내면적으로 더 충만해지는 느낌을 다른 사람들에게서 받을 수 있구나를 알게 된 계기였어요관계를 새롭게 정의하게 된 거라 저에겐 너무 큰 변화였죠.

 
IMG_4169.jpg
 

Q.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활동은 없나요?

A. 나트륨 줄이기 하고 싶어요요즘 너무 고염식을 먹어서 일반식을 먹고 싶어요다른 거창한 도전은 없어요저는 스몰스텝을 계속 밟아가요그냥 작은 스텝 하나하나를 사람들이 좋게 봐주잖아요. in the house는 특히 더 그런 것 같아요때가 돼서 이직하는데 모두가 다 대단하게 여겨주는 분위기라서 몸 둘 바를 몰랐거든요.

 

Q. in the house에서 기억나는 도전은 없었나요?

A. 저는 모든 프로그램이 도전이었어요여행 다녀와서 여행기 쓰는 활동은 뉴미들클래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지금도 혼자서 하고 있어요제가 느낀 것들을 글로 쓰는 활동이 어렵더라고요그게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가장 큰 도전이기도 하고요글 쓰는 활동이 지금 제 삶에서 큰 의미를 주고 있는 것 같아요.

 

Q. 그래서 김유리에게 in the house란?

A. 국이에요나한테 집이 밥이면 in the house는 국 같아요집이랑 비슷한 느낌을 주는데 집은 아니에요밥보다 더 다양한 맛이 있어요어느 날은 시금치국어느 날은 김치국.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A.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멤버가 아닌 분들도 있잖아요그분들이 꼭 한 번쯤 와서 in the house를 경험하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우리나라 정서상 낯선 공간에 혼자 가는 것을 두려워하고이미 다들 친구인데 나 혼자 떨어져 있는 듯한 기분이 들까 봐 두려워하잖아요저도 그랬었거든요하지만 와서 한번 겪어봐라그리고 여기서 누구도 당신을 외롭게 내버려 둘 사람이 없다라고 지금 in the house 활동을 주저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어요.

 

 

 

 
멤버십 안내 멤버십 신청